[폴리@스토리04편] 공포의 101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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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폴리@스토리04편] 공포의 101단

AVTOONMOA 0 2,105,049

★ 안녕하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입니다 ★


[1] 지옥의 구보.

" 기상!! "

" 음냐.....음냐....쿨...쿨..."

" 기상..기상..!! "

' 아침이...밝는구나...♬...바람이 부는구나...♬ 언제나 그렇지만...'

불침번이 몇번이나 땡고함을 지르고, 스피커에서 단조로운 가요가 흘러나와서야

모두들 잠에서 깨어 눈을 부벼대고는 이내 놀란다.

" 어라? 집이 아니었군. -_-; "

모두들 모포를 개고 생활실 앞에 집합했다.


교관 : 지금부터 이 경찰학교를 크게 한바퀴 돌아서 구보를 한다. 실시!

리앨 : 지겨운 구보.. -_-

군대를 제대하면서 모든게 끝난줄 알았는데 에잉 젠장..

모두 줄 맞추어 생활실 앞 마당을 벗어나 교문쪽으로 가파른길을 뛰어 내려갔다.

그제서야 우리는 경찰학교의 전체를 대충 구경할수 있었는데 이놈의 경찰학교가

정~말 넓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총 면적이 3십만평이라나?

햐~!! 거참... 드럽게 ...헉헉......넓기도 하군... 헉헉.헉.... 근데....

갑자기 ....헉헉헉헉.......왜이렇게 숨이 차지? 헉헉헉..헉헉..-_-

교문을 지나자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폐활량이 적은 나는 금방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위장이 달랑달랑~! 배꼽까지

내려와서는 마치 '뚝'하고 떨어질것처럼 쥐어짜는 통증으로 나를 괴롭힌다.

" 허억....허억....허어억... 아이고 배야! 허억..허억....허어어어억.."

예로부터 단거리는 자신있어도 장거리에는 쥐약이었던 나.-_-;

몸은 어떻게든 뛰어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데 영혼은 이미 지옥의 문턱에 가 있다.

뛰어 올라가면서 고개를 들어보니 강의실 건물 위에 커다란 글자가 붙어 있다.

『 젊­은­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 』


리앨 : 허억..허억.. 구보 끝까지 해낼걸 믿는다는 소린가? 허억.헉 .-_-

교관 : 하낫,둘,셋,넷...뛰면서 노래한다. 곡목은 경찰가! 하나~ 둘~시작 !

교육생들 : 아...아름다운 ♬ 이 관내를 ♪ 지키는 우리......-_-;

교관 : -_-; 경찰가 모르나?

교육생들 : 모릅니다. ' 우리 어제 들어왔다. 이놈아 -_- '


다시 생활실 앞에 도착했을 때는 교육생들이 모두 폐인이 되어 있었다.

교육생들 : 허억...허억....허억.. 우워워워... -_-

그 폐인들 중에 가장 증세가 심한건 단연 나였다.

리앨 : 허억...허억.. 쿨럭..쿨럭...아이고.. 나 죽는다......!! +_+;

교관 : 니들 101단 훈련때는 여길 2바퀴 돌텐데 어쩌려고 그러냐?

리앨 : 우워워워워워.....-_-;

모두들 나이가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인데다 군인일때와는 공백기간이

수 년이나 있어 갑자기 운동을 하자 무리가 오는것이었다.

하여간 지옥의 구보덕분에 나는 자퇴를 할까 하다가..-_-;

여간해서는 하기 싫어하는 간부를 지원까지 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_-;



[2] 행정병이 되다.

우리 120명 전체를 통솔하는 중대장과 3개의 구대를 통솔하는 3명의 구대장은

이미 교관에 의해 뽑힌 상태였다.

모두들 군대에서 간부생활하던 전과(?)가 있는 교육생들이다.

그리고 이번엔 행정병, 교육계, 분리, 전령, 학생기자등을 뽑을 차례였다.

말이 간부지 행정은 매일 행정반에서 온갖 잡다한 일을 해야하고,

교육계는 분필닦이를 털고, 교실을 알아보아 수업준비를 해야했으며,

전령은 교관들 따까리를 해야했고, 분리수거는 밤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하는 그야말로 노가다현장의 잡부나 다름 없었다.

내가 보기엔 그래도 학생기자가 제일 괜찮은 보직같았다.


구대장 : 자! 먼저 행정을 2명 뽑도록 하겠습니다. 워드에 자신있고

우리교육생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분 2명만 지원해 주십시오

리앨 : 피식~! 잘 해봐야 본전이고 걸핏하면 욕먹는 간부를 누가해?

구대장 : 간부는 불침번을 열외 시켜 줍니다. 지원자 없나요?

리앨 : 피식~! 군대 불침번처럼 힘든것도 아닌데 뭐..

구대장 : 간부는 점호도 열외입니다.

리앨 : 피식~! 군대 점호처럼 빡센것도 아닌데 뭐...

구대장 : 청소도 열외에요...그래도 지원자가 없나요?

리앨 : 피식~! 군대 청소처럼 짜증나는것도 아닌데 뭘..

구대장 : 간부는 아침 구보도 열외입니다.

리앨 : 저요...저요!! 저를 시켜줘요!!! -_-;

나 전산과 나왔어요.... 날 시켜주~~~~으흐흑.....!!!

이리하여 행정병이 되어 버렸다. -_-;;;;

나말고 호빵맨이라 불리는 교육생이 또 지원을 했다. 호빵맨은 호빵맨과

유사하게 생긴탓에 붙은 별명으로서 특이한 행동으로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던

교육생이었는데 나를 잘 봤는지 같이 행정반에서 놀고 싶어 지원했단다.

하지만...! 그의 육체를 보면 아마 그도 나랑 지원동기가 같았을것이다. -_-;



[3] 행정병의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행정반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어보니 이미 호빵맨이 들어와

책상에서 졸고 앉아있다. 일단 최신가요 테잎을 건물 전체에 틀어 교육생들을

잠에서 깨웠다. 모두들 후다다닥 급히 서두르며 앞마당에 집합하여 대기하자

내가 애국가와 체조음악이 녹음된 테잎을 튼다.

이걸 알 리가 없는 밖의 교관이 가끔 엉뚱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교관 : 자! 오늘은 애국가는 생략하고 바로 체조를 하겠다. 시~작!

음악 : 동해물과..백두산이...♬......마르고 닳도록...♬

교육생 : -_-;;

애국가에 맞춰 체조를 하는 교육생들..-_-;


교육생들이 구보를 하고 돌아올때까지 나는 느긋하게 행정반에서 컴퓨터 작업을

한다. 당시 책이 막 출간되었던 시점이라 컴퓨터 작업을 할수있다는것만도

나에겐 커다란 행복이었다.

이윽고 구보를 끝낸 땀투성이가 된 교육생들과 같이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그런데 잔밥을 남기지 말라는 교장님의 새로운 지시 때문에 교관들이 직접

짬통앞에 서서 잔밥을 남기나 안남기나 검열까지 하고 있었다.

정말 경찰이 하는 일은 다양하기도 하지. -_-;


리앨 : 이런.. 괜히 많이 퍼왔다.

경식 : 잔머리 굴려야죠 뭐.

어디서든지 요령과 잔머리는 있게 마련이다.

경식씨가 물을 뜨기 위해 가져온 주전자에 남은 음식을 다 퍼넣고 있는사이 -_-;

나는 경식씨의 식기를 내 식기위에 포개어서 압축하여 음식을 감추고 있었다. -_-;

옆에 보니 김봉지 안에 밥을 숨기는 녀석, 우유봉지안에 국을 숨기는 녀석등

종류도 다양하다.


식사를 마치면 호빵맨이 정문에서 배달되어온 조간신문을 가지고 온다.

각 생활실마다 신문을 신청하여 구독할수 있는데 이걸 먼저 훑어 볼 수 있는것도

우리 행정의 특권이다. 신문을 며칠만에 봤더니 눈이 홱홱 돌아간다.

리앨 : 으아... 스포츠 신문에 염정아가 수영복 차림으로 나왔어요. ^o^

호빵맨 : 으아......요즘 불륜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기사와는

상관없다는 자료사진이 훨씬 더 심각해요...^o^

리앨 : 으아....스포츠 신문에 만화가 완죤히 포르노에요..^o^

호빵맨 : 으아....^o^

리앨 : 으아..^o^


하루종일 제식훈련만 했다.

새로운 교장님은 신창원 때문에 좌천성 발령으로 경찰학교에 온 분이라 그런지

그동안의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경찰은 정신력과 체력을 키우는게 관건이라며

공부하는 과목을 많이 없애고 체력단련을 하는 과목을 많이 만들었다고한다.

그래서 첨엔 제식 훈련만 1주일내내 한다.


하루수업을 모두 마치고 저녁을 먹고 돌아와서 행정반에서 교관들의 심부름등을

하며 자유시간을 보냈다.


한번은 내가 컴퓨터로 병영일기 재판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데 1구대장이 그걸

보고 한마디 한적도 있다.

구대장 : 어? 그거 병영일기 아녀요?

리앨 : 마...맞아요.. 통신에서 퍼왔죠..-_-;

구대장 : 나도 읽어봤어요. 그거 쓴 놈 골때리는 놈이에요. 아마 책까지 냈을껄요?

리앨 : 그..그래요? -_-;

점호를 받기전 청소시간!

하지만 청소도 열외인 나는 그날 배급된 야식을 방송해서 나누어 준다.


드디어 점호시간!

모두들 대기하는 가운데 중대장이 당직교관에게 보고를 하고 있다.

" 점호는 1구대 1생활실부터! 점호를 취하지 않는 생활실은....열중~ 쉬엇!! "

긴장된 분위기로 모두들 점호에 임하고 있을 때 나는 서류가방과 후랫쉬를 들고

저~ 멀리 다른 생활실 건물로 향한다.

그쪽에 중앙행정반이 있어서 각종 소포나 편지가 도착해 있기 때문에 우리것을

수거해와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행정반으로 가는 길은 식당보다 더 멀었지만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하고 공상하는 것을 좋아해서 밤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는

수많은 별들을 보고 이런공상 저런공상에 빠져들며 문서수발갔다오는 길은

나에게 있어 또 하나의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게다가 새들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정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별의별

새소리들때문에 감탄을 하지 않을수 없을정도였다.

다만.....! 너무 어두워서 탈이었다. -_-;

나는 원래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 딱 한가지 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어둠이었다.

놀이동산에 가서도 별의별 위험하고 무서운 기구는 다 타봐도 별 스릴을 못

느끼는데 괴물의 집 만큼은 잘 안들어간다. -_-;

무슨일이 벌어질지 불확실하고 뭐가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 어둠이 나는 제일 싫다.

근데 그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 멀리 중앙행정반까지 갔다와야하는 문서 수발길이

나에게는 마치 담력 테스트라도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벅..저벅..

" 헉! "

내 발자국소리를 듣고 흠칫 놀라는 나! -_-

스스슥..

" 헉! "

내 그림자를 보고 흠칫 놀라는 나! -_-

반짝!

" 헉! "

숲속에서 누가 숨어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놀라며 후랫쉬를 비춰 보았더니....

반딧불이다. 제길 속았다.

아아....밤마다 시행되는 나만의 담력테스트!

나중엔 이 밤길이 더더욱 무서워지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으니...우우...!


이렇게 편지나 소포를 가지고 와서 나누어 주고는 행정반 뒷 마무리를 하고

생활실로 돌아와서 자리에 눕는다. 행정병의 하루는 이렇게 끝이 난다.





[4] 101단 교관과의 만남

우리가 101단 선배기수를 처음 본건 다음날 아침 식사때였다.

아침식사를 하러 가서 식당앞에 대기하고 있는데 101단 선배 120여명이 구보로

식당앞까지 뛰어 오고 있었다. 잘 다려져 칼같은 기동복에 손엔 하얀장갑!

그리고 그 뒤엔 선글라스를 낀 101단 교관이 따라오고 있었다.

" 제자리! 제자리에 섯! "

" 차자작!!"

신속하고 통일된 동작 우리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는 모자를 벗어 왼쪽 겨드랑이에 끼고 한줄씩 식당으로 들어가는데 모두들

마치 로버트 같다.

놀라고 있는 우리들에게 교관이 다가왔다.

교관 : 니들이 101단 다음 기수인가?

우리 : 예...그렇습니다.

교관 : 중대장이 누구지?

중대장 : 23번 교육생 김미복!

중대장이 관등성명까지 외치며 교관에게 달려가는데 갑자기 교관이 뒤로 홱~돌더니

돌려차기로 중대장을 후려 까는것이었다.

'퍽'

" 으윽.."

쓰러졌다가 다시 벌떡 일어나는 중대장을 다시 이단옆차기로 조지는 교관!

'퍼퍼퍽'

" 으윽.."

" 개쉐이들.. 열나 빠져가지고.. 모두 뒤로 취침! "

차자자자자자작!! 모두 뒤로 발라당 자빠져 버렸다.

" 이 개쉐이 빨리 빨리 안 엎어져? "

' 퍼 퍼퍽..'

누워있는 교육생을 발로 차는 교관! -_-;

" 그래 이 개쉐이들..열나 빠져가지고... 그래 어디 5개월 뒤에 두고보자.

생지옥을 맛보게 해주지.."

누워있는 우리를 그대로 남겨둔채로 교관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아아! 대체 이게 뭐야.. 생지옥이라니.... 왜 이래야만 한단 말인가?

모두들 두려움의 눈빛을 감출수가 없는 듯 했다. 이미 생지옥이군...!


식사를 하러 들어가니 101단 선배 기수들이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그 누구도

장난을 치거나 웃거나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거라곤 싸늘한 분위기뿐이었다.

5개월후엔 우리도 저래야 하다니...우우우우..-_-;


입맛이 뚝 떨어져 우유나 마시고 나가려는데 그때 101단 선배 교육생중 한명이

내게로 걸어 오는것이었다.

선배 : 안녕하세요. 반년만이군요...!

아니, 대체 이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리앨 : 누...누구십니까?

선배 : 나 모르겠어요? 여전히 인상이 참 좋으시군요..

리앨 : 아..아니! 다....당신은 허경씨!! @.@

로버트처럼 인상이 굳어있고,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 교육생은 분명 저번

1차 응시때 면접시험장에서 나와 같이 이야기를 나눈 허경씨였다.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살이 쏙 빠지고 얼굴에 움푹 패여 광대뼈가 드러나 있다.

아오지 탄광이라도 다녀온거일까? -_-;

선배 : 동기가 되기를 바랬는데..

리앨 : 선배님이 되셨군요..-_-;

선배 : 전 며칠뒤 청와대로 가게 되요. 리앨씨도 꼭 청와대에서 뵈었으면 하네요.

리앨 : 그...그래요..-_-;

선배 : 그럼 이만..!

리앨 : 자...잠깐만요..

돌아서는 허경씨를 내가 불러 세웠다.

리앨 : 저 근데 질문이 한가지 있는데요..

주위를 날카롭게 살피는 허경씨!

선배 : 빨리 하세요. 지금 가봐야하니..

리앨 : 저..101단 훈련이 그렇게 힘드나요?

선배 : 으음...

순간 허경씨의 얼굴에는 온갖 만감이 다 교차되는 듯 싶었다.

선배 : 대통령을 모시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위한 훈련이 쉬울 리가 없겠죠..

리앨 : 꼭 훈련을 받아야만 하나요? 피할 수는 없나요?

선배 : 혹시 망치로 맞아 보셨어요?..

리앨 : 망치...-_-;

선배 : 앗! 그럼 청와대에서 뵙지요. 이만!

얼이 빠져 버린 나는 우유마저 마실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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