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따위◀ - 3 -



"넌 이제부터 감자야, 감자.

영어로는 포테이토가 맞지만 내가 특별히 프링글스를 좋아하니까,

니 영어 이름은 프링글스다."

"좋아, 당분간 그걸 사용할게."



갈수록 이상해지는 녀석이잖아..?

뭐지? 당분간이란 말은...



녀석의 나이까지 알 필요는 없었어,

이미 난 그녀석에게 야자를 트고있잖아?

푸훗~



"아~~~ 잘먹었다~ 아 참, 너 내 담배 내놔."

"무슨 담배?"

"무슨 담배냐니, 내가 베란다에서 피우던 담배가

니가 뛰어내려서 함께 떨어졌으니, 어서 한가치 내놔라."

"가지가지 하는 여자로군.."

'(발끈)-_-+++'

"저 방 침대 위에 있으니 원하는만큼 가져가라."



난 감자가 어깨너머로 가리키는 약간 열린 문을 바라보았어.

이상도하지, 아깐 분명히 닫혀있던것 같았는데 말야,

그 방 역시 온통 하얗더군.

이 미친 결벽증 환자녀석..;;



방안에 너무나 많은 담배가 쌓여있어서 꽤 놀랐지만

그런 일은 늘 접하는 듯 태연한 척 했어.

그래야 감자녀석이 날 깔보지 않을거 아냐.



"필립...모리스..?"

"가장 좋아하는 담배야."

'흠칫( -_)'



난 소리도 없이 방에 들어와

이미 내 뒤에 서 있는 감자녀석을 바라보았어.

젠장, 이녀석은 왜 이렇게 잘생긴거야?



잠시동안의 침묵에도 어색한 표정도 없이

내 뒤에 그냥 덩그러니 서있는 감자녀석의 어깨를 밀치며

난 필립모리스 한보루-_-를 가지고 집으로 도망치다시피 왔지 뭐야.

내가 숨막히도록 가슴에서 열이 오르는 모습을

아무래도 녀석이 눈치 챈 듯 보였거든.



한동안 멍한 모습으로 걸어잠근 현관문에 기대어 있었어.

사춘기도 아닌데 이게 무슨꼴이람.

쳇..

정신이 들면서 난 당황했어.

한보루나 되는 담배를 부모님 모르게 어디에 숨긴다..

담배를 숨길 곳을 찾느라

그날 내 머릿속에서 감자는 잠시나마 잊혀지고 말았지.



...
...
...

엇, 디스를 다 피웠네..

금방 사러 나갔다 와야겠... 아니지, 아니지.

난 컴퓨터 본체를 뜯었어.

그리고 흐믓한 미소.. :)



내 머릿속에서 감자녀석이 다시 생각난건 그 순간이었지,

녀석의 집에서 가져온 한보루의 담배를 숨긴곳이

바로 내 컴퓨터 본체 안이었거든 헤헤;;



필립모리스라...

겉모습은 디스랑 똑같네 뭐.

짜식이 양담배 좋은건 알아가지고,

자살할 녀석이 왠 담배를 그렇게 쌓아두고 산담..?



나도 모르게 그 건방지기 짝이 없는 녀석 생각을

골똘히 하고있음을 알아차리고는

스스로 머리에 꿀밤을 주었어;;

그 녀석은 나에 대해 하나도 안궁금해 할텐데 말야.

그러고 보니 감자녀석을 마지막으로 본지 벌써 보름은 됐겠는걸?

쳇.



왠지 밑진 기분으로 씩씩대며 담배를 서둘러 뜯었지.

한개피를 뽑아 입에 물고

라이타 불에 불을 붙이곤..

깊이 한숨 들이마셨는데

그 순간 말이야..







...
...
...

'후우................................'



난 한순간에 몸이 하늘에 붕 뜨는 기분을 느꼈어.

다리까지 풀리려고 하길래

내 방 베란다 난간을 잡고서야

간신히 몸을 지탱할 수 있겠더라구.



뭐지.. 이 기분은...

이게 담배가 맞나...?

게다가 마지막으로 여운처럼 지나가는..



'쵸코랫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