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생기면 -전화-◀



아침에는 잠자는 여자친구를 깨우기 위해 전화해
피곤해서 잠에 취해있는 여자친구에게
"어구~ 우리 애기 일어났쪄?"(-ㅠ-)라고
코를 막고 어르는 유치원 교사가 되어야 한다.

"이제 두시간 후에 니가 나 깨워주기다;;"



점심에는 자칫 바쁜나머지
끼니를 거를지도 모를 여자친구에게 전화해
전화하면 할 말이 그것뿐이냐는 핀잔은 웃어넘기며
"밥 먹었어?"라는 질문을 해야한다.
남자선배가 사주는 밥을 먹고있다 할때도
"와캬캬 또냐? 많이 벗겨먹어~!!"하고 끊고,
시간없고 돈없어 못해주는 나를 탓해야 한다.

"내 이 선배라는 녀석을..!!"



밤에는 마르지 않는 샘의 시상을 가진 시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움에 잠 못 이루는 여자친구를 위해서
버터같다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시 한편은 즉석으로 지어줘야 한다.

"지금 창 밖 왼쪽편에 깜빡이는 별이 내별이야..
그리고 미안하지만 니 별은 없.."
뚜..................;;



그녀의 "뭐해?"라는 문자 하나에
말 많은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
"방금 온 손님이 말야, 얼마나 까다롭던지 어쩌구 어쩌구.."
여덟글자 다섯줄 꽉찬 문자로 답해주어야 한다.

[일하지 뭐해]
[평생 일만해라]
[가끔 쉬기도 해]
[그럼 죽어]
[-_-;;]



여자친구에게 걸려오는 전화에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곁이 있는 나보다 더 즐거워 보여도
그 전화 한통에 즐거워하는 여자친구를 보며
그리고 나중에 내가 여자친구에게 전화하면 그렇게 해야지 마음다지며
그렇게 애타는 호기심을 접어야 한다.

"누군지 궁금하지? 우헤헤"
"하나도 안궁금해;;"
"나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떤새끼야! -0-++;;"



나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최대한 용건만 간단히 해야한다.
그녀가 옆에 있을때 심심해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내가 통화하는 사이에 어색하게 기다릴 여자친구 때문에
그리고 이따가
여자친구에게 전화할 베터리를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데 그렇게 빨리 끊어?"
"수신자 부담."




그래야..


그래야 그녀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