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오리◀ 그녀의깊은그곳(18) (21747/37839)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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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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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오리◀ 그녀의깊은그곳(18) (21747/37839)

AVTOONMOA 0 7,399

< 그녀의 깊은 그 곳 (18) >

- 제 2 부 "True Love" -



<13>

다음날...
나는 약국에 가서 임신을 확인할 수 있는 약을 구입했다. 그런 후
지혜를 만나 우리집에서 검사를 해 보기로 하였다.
약포장지를 뜯어 보니 그 안에는 막대 모양으로 된 임신 확인 시약이
들어있었다. 곧 나는 약의 설명서를 한줄 한줄 자세히 읽어 내려 갔다.
소변으로 임신 여부를 판단해주는 약이었다. 나는 설명서를 다 읽은 후
지혜에게 약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지혜야, 소변을 본 담에 이 시약 끄트머리를 소변에 담가. 그러면
이 부분에 임신이 됐으면 빨간 줄이 나타나고 임신이 안 됐으면
아무런 표시도 나타나지 않을 거야."

"응.."

나는 임신 확인 시약과 소변 받을 종이컵 하나를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그것들을 조심스레 건네받은 후, 조금 떨리는 듯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지금 바로 해 볼래."

"그래."

곧 그녀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녀가 화장실
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런데 갑자기 화장실 안으로
부터 지혜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려 왔다.

'헉!'

"지혜야!"

나는 즉시 화장실안으로 급히 뛰어 들어갔다. 지혜는 화장실 바닥에 주저
앉은 채 계속 울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들고 있는 임신 확인 시약을
조심스레 그녀의 손에서 빼내었다. 그런 후, 긴장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시약을 살펴 보았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 시약의 측정 부분에는 빨간
줄이 진하게 나타나 있었다. 이럴 수가..!

"지혜야, 울지마, 응? 울지마.."

나는 그녀를 일으킨 후, 내 방으로 그녀와 함께 들어 갔다. 그녀는 한참
동안 펑펑 울다가 흐느끼다가 다시 펑펑 울다가 흐느끼다가 하였다.
나는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런 젠장..! 내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었구나.. 그녀가 그렇게 계속 울면 울 수록 내 자신이 점점
미워져만 갔다. 나는 그녀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그녀 옆에서
그녀를 토닥여 줬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나자, 그녀가 울먹이며 말했다.

"이제 어떡하지..?"

"글쎄..."

지혜 뱃속에 있는 아이를 지우냐 안 지우냐를 따지기 전에, 지혜는 아마도
엄청나게 큰 충격을 받았으리라. 나는 진짜 나쁜 놈 중에 가장 나쁜 놈이다.
나는 내심 한탄과 후회를 거듭하였다. 이윽고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 아이.. 어떡할까?"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녀의 질문에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함부로 이 문제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지혜의
판단에 달린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솔직히 이 아이를 낳게 하고
싶지가 않았다. 지금은 아직 능력도 안 되고 때가 아니기에...
나는 정말 사악한 놈 같았다. 나같은 인간이 왠지 쓰레기 같게만 느껴졌다.

"난... 모르겠어. 이 문제는 아무래도 너가 결정할 문제야."

"...... 만약에 이 아이 낳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럼 너랑 나랑 결혼해서 이 아이를 키워야지. "

"근데 우린 아직 그럴 만한 능력이 없잖아."

"응.."

그녀는 이제 어느 정도의 안정을 찾게 됐는지, 점차 그녀의 음성은 또렸해져
갔다.

"병현아, 근데 이 아이를 날려면 부모님한테 말해야 되지?"

"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우리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응. 근데 난..."

갑자기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나는 불안했다.

"왜 그래, 지혜야?"

"나 솔직히..."

"응. 말해봐."

"이 아기.. 지금 낳고 싶지가 않아. 지금은 우리가 능력도 없고,
또 부모님한테 말 할 용기도 안 나고, 학교도 못 다니잖아."

그녀는 말을 마친 후,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런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 주었다.

"병현아.."

"응..?"

"나 디게 나뻤지? 애 지울 생각도 하고.."

"아니야. 현재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잖아."

"...... 이 아이 지울 생각을 하니깐, 이 아이가 너무 불쌍해."

"그래.."

"이 세상도 못 보고 그냥 죽으면.. 흑흑.."

가슴이 뜨겁게 매여 왔다. 이어서 나와 그녀는 큰 죄책감에 휩싸여 고통의
수렁 속에 깊게 빠져 들어 갔다.



<14>

다음날...
나는 제일 친한 친구인 승택이에게 '여자 친구가 임신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승택이에게서 곧바로 연락이 왔다.

"여보세요?"

"어. 나야, 승택이."

"응.."

"야, 임신했다는거 진짜야?"

"응.."

"진짜!?"

"응.."

곧 서로간에 짧은 시간 동안의 침묵이 흐르게 되었다. 이윽고 승택이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이제 어떡 할려고?"

"걔랑 상의 해 봤는데, 그 아이 지우기로 했다."

"그래!? 음..."

"내가 진짜 개자식이지. 아이한테 정말 미안한 마음 뿐이야.."

"그래도 뭐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

아이를 지우려면 산부인과에 가야 했다. 그런데 임신중절수술 비용이 얼마나
들까가 문제였다.

"승택아, 너 혹시 낙태하는데 얼마 정도 드는지 알아?"

"한 30~40만원 정도 들지 않을까?"

"뭐!? 그렇게 비싸? 큰일났다."

정말 큰일이었다. 내 수중에는 그렇게 큰 돈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미성년자인데, 수술 해 줄까?"

"글쎄.. 내가 듣기로는 안산에서 불법으로 해 준다는데.."

"안산에서? 그렇구나. 근데 문제는 돈이 없다는 거야."

"... 내가 돈이 있으면 단번에 빌려 줄 텐데.. 미안하다, 병현아."

"아니야."

"내가 돈 구할 수 있으면 너한테 연락할게."

"고맙다, 승택아."

나는 승택이와 통화를 마친 후,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그 많은
돈을 어디서 구한다..? 진짜 낙태하는데 30~40만원이나 될까? 나는 문득
전화번호부를 뒤졌다. 그리고는 동네 부근에 있는 산부인과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어느 한 간호사가 전화를 받았다.

"네. P산부인과 입니다."

"예. 뭐 하나 질문 해도 돼여?"

"네."

"저기... 낙태하는데 얼마정도 들어요? 임신한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20만원이요."

"네. 감사합니다."

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30~40만워에서 20만원으로 줄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20만원을 어디서 구하냐가 문제였다. 20만원...
단기간에 쉽사리 벌 수 있는 돈도 아니었고, 남한테 쉽게 빌릴 수도
없는 돈이었다. 게다가 지금 나는 야간에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정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핸드폰이 울려 왔다.

"여보세요?"

"어. 나.."

지혜가 힘없는 목소리로 자신임을 밝혔다. 예전 같았으면 해밝은 목소리로
대답했을텐데..

"지혜야, 몸은 좀 괜찮아?"

"소화가 잘 안 돼. 몸도 막 피곤하고.."

"응.. 조금만 참아. 수술하고 나면 괜찮아 질거야."

"수술비 비쌀 것 같아. 얼마정도 하는지 알아?"

"응. 20만원 정도 든데.."

"큰일이네."

"지혜야, 걱정하지마. 내가 다 책임지고 알아서 할게. 나만 믿어!"

나는 그녀를 위로해 준 후, 전화를 끊었다.
20만원을 어디서 구하지? 온몸에 힘이 죄다 빠져 나가는 듯 했다.
나는 긴 한숨을 쉬며 양 손으로 머리를 쥐어 뜯었다.


( 19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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