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오리◀ 그녀의깊은그곳(13) (21738/37839)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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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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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오리◀ 그녀의깊은그곳(13) (21738/37839)

AVTOONMOA 0 8,819

< 그녀의 깊은 그 곳 (13) >

- 제 2 부 "True Love" -


<1>

대입수능이 끝난지 한달이 넘은 지금, 나는 어느 유흥가에 자리잡은 '모닝
글로리'라는 대형종합팬시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 주위에는 한참
뜨고 있는 각종 유행가가 여기저기서 울려퍼지고 있었고, 거리에는 여러
사람들로 득실 거렸다.
며칠있으면 크리스마스이기에 매장안에는 벌써부터 캐롤송을 틀어놓고 있었
다. 나는 매장안에 있는 거울 앞으로 가서 매장 유니폼인 파란 앞치마를 고쳐
입으며 얼굴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그때 사장이 내게 말하였다.

"병현아, 밖에서 카드봐라."

"네."

'밖에 좆나 추운데..'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매장밖으로 나갔다.
매장밖 앞쪽에는 카드진열대에 수 많은 크리스마스 카드가 진열되어 있었고,
매장 벽쪽으로는 여러 종류의 초코렛이 진열되어 있었다. 나는 밖에서
카드를 보고 있던 여자 아르바이트생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오늘 새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혜'라는 여자였다. 곧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저기요. 교대예요. 제가 카드 볼 테니깐 매장안으로 들어가세요."

"네."

그녀는 나와 나이가 같지만 아직 초면이라 말을 놓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가
이뻤다라면 내가 먼저 접근해 단번에 말을 놨을 텐데..
그녀는 매장안으로 들어가려다가 갑자기 돌아서 서 내게 말했다.

"아참! 저 꼬마 주머니에 초코렛 2개 들었거든요? 이따가 저 꼬마의
엄마한테 계산하라고 해요."

"네."

그녀가 매장안으로 들어간 후, 나는 그 꼬마가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5살
정도 먹은 꼬마와 그 꼬마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초코렛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카드를 정리하며, 누가 카드나 초코렛을 훔쳐가나 안 훔쳐가나 간간히
손님들을 감시하였다. 그런데 계속 그 꼬마의 주머니속에 들은 2개의 초코
렛이 의식되었다. 만약 그 꼬마가 그 초코렛 2개를 주머니에 넣은 채 계산도
안 하고 그냥 가면 어쩔 것 인가. 비록 나는 사소한 초코렛 2개였지만 아르
바이트생이라는 자부심에 의해, 그 꼬마의 엄마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저기요. 이 꼬마 주머니에 있는 초코렛도 나중에 같이 계산해 주세요."

그러자 그 꼬마의 엄마는 꼬마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꼬마의 주머니 속에 초코렛이 안 들어있었다.

'헉! 좆됐다!'

그러자 예상한대로 그 꼬마의 엄마가 내게 마구 화를 내며 소리질렀다.
그러자 나는 그 꼬마의 엄마가 아줌마가 아닌 `년'으로 보였다.

"너 지금 우리 아들을 의심하는 거야? -_-+"

"아녀.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여자애가 이 꼬마 주머니에 초코렛이
들어있다고 해서요."

"어디 감히 우리 아들을 의심해! 그 여자 누구야!? 당장 데려와!"

"일하다보면 이런 경우도 많아요. 이해해 주세요."

곧 그년은 더욱 싸가지 없는 말투로 언성을 높였다.

"야, 이 자식아! 그 여자 빨리 데려와!"

"뭐 그깟일 갖고 그래여!?"

"뭐? 그깟일!? 너가 지금 우리 아들을 도둑으로 몰았잖아!"

"제가 언제 도둑이랬어요? 같이 일하는 여자애가 그래서 그런것
뿐이예요."

그년이 지쳤는지 계속 뭐라 중얼대다가 그 꼬마를 데리고 사라졌다.

'별 미친년 다 보겠네. 그냥 살짝 이해해 주면 안되나?'

나는 재수없는 일을 당했구나 하며 다시 카드를 정리하였다. 그런데 조금
후에 그년이 씩씩거리며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러다니 내게 다시 소리
쳤다.

"야!! 아까 그 여자 데려와!"

"누구요?"

나는 그년이 말하는 여자가, 지혜라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체 했다.

"누구긴 누구야! 우리 아들 도둑취급한 년이지!"

"근데 왜 자꾸 반말해여!"

"우리 아들이 도둑이야? 빨리 그 여자나 데려와!"

나는 슬쩍 매장을 바라보았다. 매장안에선 지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나는 다시 시선을 그년에게 돌린 후 말했다.

"데려오긴 뭘 데려와여! 그냥 가세여!"

"너 이 버릇장머리 없는 녀석아!"

"일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근데 왜 나한테 신경질이야!"

어느덧 나의 말투는 존댓말에서 반말로 바뀌었고, 그에 따라 나와 그년과의
말다툼이 크게 일어났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벌떼같이 모여들기 시작했
다. 그런데 그년이 갑자기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아마도 자기
남편한테 꼬지르려고 하는 듯 했다. 곧 매장안에서 사장님이 나와 그년과의
말다툼을 말렸다.
그 후, 나는 사장님의 지시에 따라 매장안에서 일을 봤다.
잠시 후, 사장님이 어떤 기척을 느끼고 매장밖으로 나가더니 다시 매장안으
로 들어와서 나를 불렀다. 그러더니 나한테 말하였다.

"병현아, 매장 밖에 아까 그 아줌마의 남편왔어. 가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해. 알았지?"

"네에.."

나는 사장님의 말이라서, 하는 수 없이 그년과 그년의 남편인 그놈에게
사과하러 매장밖으로 나갔다. 내 뒤로는 지혜도 따라 나왔다. 사장님이
그녀에게도 나가보라고 지시한 모양이었다.
매장앞에는 역시 그년과 30대 중반정도의 그놈이 나를 독사같은 눈으로
쏘아 보고 있었다. 곧 남편이라는 그놈은 날 보자마자 소리치기 시작했다.

"너희가 우리 아들 알아!?"

"죄송합니다."

나와 지혜는 하는 수 없이 사과를 했다.

"왜 우리 아들의 주머니를 뒤져!?"

"잠깐만요! 말은 똑바로 합시다! 주머니는 아줌마가 뒤졌어요!"

그놈은 내 말이 맞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말머리를 돌려 다시 소리쳤다.

"이 씨발놈아! 왜 우리 아들 자존심을 꺾어!?"

"잠깐! 근데 왜 내가 씨발놈이예여!? 내가 그 말을 왜 댁한테 들어야
하져!? 빨리 취소하세여!"

"그래. 씨발놈은 취소다."

나는 정말 무지 열이 받았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딴 놈한테 욕을 들어
야 한단 말인가. 나는 기분이 나뻐서 왼쪽으로 삐딱하게 섰다. 그러자
그놈이 내게 소리쳤다.

"똑바로 서!"

진짜 기분이 더러웠다. 그래서 이번엔 오른쪽으로 삐딱하게 섰다.

"똑바로 안 서!?"

그때 나는 문득 나는 사장님의 말이 생각났다.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라는 말..
나는 하는 수 없이 똑바로 섰다. 그리곤 추운 겨울 날씨에 의해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똑바로 섰는데요."

"주머니에서 손 빼!"

'이런 씨발새끼!'

나는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그런데 이번엔 그놈이 나와
지혜에게 충격적인 말을 했다.

"무릎 꿇어!"

"예??

"무릎 꿇으라고!"

그 순간 나는 무지 화가 났다! 내가 왜 이딴 새끼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하는가. 그것도 사람들 많은 거리 한복판에서.. 나는 분노심에 의해
그놈에게 소리쳤다.

"어우! 씨발!"

나는 화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올라, 그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곤
담배 한 가치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힘껏 당겼다. 나는 담배를 한 모금 빤
후, 그놈에게 소리쳤다.

"내가 씨발놈이야!? 내가 왜 씨발놈인데!? 어!?"

"그건 취소했잖아."

순간 그놈이 나한테 쫄은 듯 했다. 이에 나는 그놈과 맞짱뜨고 싶었다.
그놈을 아예 개박살 내주고 싶었다. 보아하니 그놈은 덩치도 별루 안 좋았고,
적어도 내 상대는 아니었다. 한마디로 그놈은 좆밥이었다. 나는 담배를 피며,
그놈에게 싸워보자는 강렬한 눈빛을 보냈다.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형씨!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래서 너희가 잘했다는 거야!? 너네 사장불러!"

그놈은 쫄았는지 사장불러오라는 말을 하며 나를 회피하려 하였다. 이에
힘입어 나는 신경질을 냈다.

"어우! 씨!"

"너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야!?"

'너같은건 솔직히 상대도 안돼! 이 개새꺄!'

"여보, 그만해."

지 자식 앞에서 망신당하는 건 싫은지 그년이 그놈을 말렸다. 이때 사장님이
나와서 사건을 수습했다. 난 정말 그놈을 죽이고 싶었다. 그렇지만 사장님의
장사를 망칠순 없었다.

'나이값도 못하는 년놈들 같으니라고.. 장차 그 년놈들한테서 자랄
그 꼬마녀석이 불쌍하다. 쯔쯔.. 에잇! 재수없어!'

싸움이 끝난 후, 사장님이 나를 조용히 불러 말했다.

"병현아, 장사하다보면 더럽고 치사할 때가 무지 많아."

"네.."

"아까 그 새끼들처럼 못배운 놈들이 설칠 때가 있다고.. 그래도 사회에선
다 참아야 해. 장사하다가 싸우면 우리만 손해거든.."

"네.."

"나는 뭐 성질 없겠냐? 그래도 다 참는거야."

"네. 죄송했어요, 사장님. 그래도 전 너무 화가 나서여.."

"그래. 이제 다 끝난 일이니깐, 다 잊어."

그러면서 사장님이 나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나는 물건을 정리하며 지혜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시울은 이미
심하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내게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꼭 그런 말을 듣기를 바란 것은 아니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섭섭했다.

어느새 매장 일이 다 끝나고, 나와 사장님만이 매장안에 남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사장님이 내게 멋진 한마디를 해 줬다.

"병현아, 아까 그 새끼 얼굴 잘 기억해 놨다가, 담에 만나면 짱돌로
찍어버려!"

"하하!"

이내 사장님과 나는 멋드러지게 웃기 시작했다.



( 14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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