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콩나물 심부름의 전설 (2428/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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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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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콩나물 심부름의 전설 (2428/37582)

포럼마니아 1 9,233

<1>
...........

........

띠디디딩 띠디디딩 띠디디딩 띠디디딩

저 소리는 한달 전 지하철 타고 오면서 산 3000원 짜리 알람시계 소리. 알람
시간을 9시에 맞춰 논 거니까 아직..한 15분 쯤 더 잘 수 있겠군.

........

.....


리리리링~ 리리리링~ 리리리링~~

저 소리는 엄마 신발 사고 사은품으로 받아온 탁상용 알람시계 소리. 알람
시간을 9시 10분에 맞춰 논 거니까 아직.. 한 5분 쯤 더 잘 수 있겠군.

........

.......


음메~~ 음메~~~ 음메~~~ 음메~~

저 소리는 작년 생일 선물로 받은 송아지 알람 시계 소리. 알람 시간을 9시
14분에 맞춰 논 거니까 아직.. 1분은 더 잘수 있다!

..........

......................................

........................................

드드드드등~ 드드드드드등~~

저 소리는... 드드드등? 이런 알람 소리는 없는데. 뭐야..
아. 삐삐 진동 소리구나....냠.. 삐삐? 잉? 앙? 지금 몇시야?

T.T;

오늘도 대리 출석 성공했다고 밥 사달라는 친구놈의 삐삐를 듣고 하염없이
침대에 걸터앉아 시계를 보니 어느덧 시간은 1시 30분..

아무래도 시계를 하나 더 사다 놔야 겠군.



<2>

잠을 퍼 자고 나면 자신에 대한 미련과 후회가 한 없이 밀려듭니다. 어제 밤
머리를 감고 안말린채로 그냥 자서 윤대협 머리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화장실 거울로 바라보며.. 또 한숨을 쉽니다. 이렇게 살 면 안돼.

그리하야, 늦었지만 학교를 가서 공부를 해야지 맘 먹고 문을 박차고 나가려는
순간~!

... 넘 춥당. -_-;

후다다닥 다시 방으로 들어와 가방을 풀고 그냥 집에서 공부하기로 했죠. 내일
시험 볼 과목은 전자회로. 시험시간이면 연필 긁적이는 소리보다 머리
긁적이는 소리가 더 많이 나는, 이해는 가능하나 문제는 풀수 없는 공포의
과목. 시험 범위는 300 페이지. 1주일동안 나름대로 공부한 걸 빼면 남은
범위는 298페이지. 음.

포기 김치 포기 김치 포기 김치 포기 포기 포기 포기

안돼~~ 자식아~! 너 자신을 생각해 봐~! 오늘 잠자느라고 학교도 안 간 네
꼬라지를 보란 말이다~! 네 입에서 지금 포기란 말이 나와~!

그래!공부 하는거야.


폴디드- 캐스코드 연산 증폭기의 대역폭을 증가시키려면, 비우성 극점의
주파수를 증가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낮은 주파수의 비우성 극점은
공통 게이트단 Qc1과 Qc2의 입력단에서 발생한다. 특히, Qc1과 Qc2를 연결하는
마디선의 저항은....저하항..... 저... 표효효...


안돼~! 그렇게 잠을 자 놓고도 또 졸아? 너 제정신이야! 공부 해야지 공부~!
그래. 하자. 정신 차리고. 얍! 빠샤! 난 할 수 이쑴니닷!


특히, Qc1과 Qc2를 연결하는 마디선의 저항은....저항은......wjgkddms...에구
오타까지... 저..하..아..앙..으...

....


<3>
꾸뻑 꾸뻑 졸다가 전 갑자기 뭐에 놀란 듯 소스라치게 일러났습니다.

벌떡!

시간을 보니..저녁 7시더군요. 음.. 벌떡 일어난 이유는 아무래도 신체가 너무
많은 잠을 이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잠이 무서버. 잠이 무서버.

전 정말 제 자신이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이젠 셤이고
뭐고 다 제쳐 놓고서라도 어떻게 이런 정신 상태로 살아갈 수 있나 하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결론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살자~! 무엇이든
열심히 하자~! 아자~! 난 새로 태어난 거다~! 빠샤아~! 아자자자~! 지금부터
정력적인 삶을 살겠다!

그리고 이 순간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엄마의 부르심.

" 터빵아~ "

" ( 후다다닥~! 휘융~! 착.) 어머니! 부르셔쑵니까~! 뭘 할까요?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어머니!"

" 으으응...너.. 괜찮니? "

" 그럼요~! 말짱합니다~! 뭘 할까요 어머니! 어서 말쓰음을~!! 빨리!"

" (두려움에 떨며) 그래...저..콩나물 좀 사 오너라.."

" 콩! 나! 물! 오오옷! 알겠쑴닷! 어머니. 조금만 기둘리십쇼. 제가 없는 동안
저희 집의 안전은 책임질 수 있으시죠? "

" 그그..그..그래.. "

" 그럼 이만~! 가따 오게쑴다~! "

휙~ 후다다닥~! 퍼억! 발라당... ...벌떡. 후다다닥~ 휭~~

끼익~ 쾅~!

문을 닫고 뛰어가는데 뒤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습니다.

" 정신 병원 전화번호가 여기 어딘가 있었는데.."


<4>
콩나물 사러가세 콩나물 사러가세 만세 만세 만만세.

지금 저에게 지상 최대 절대 절명의 목표는 오직 맛잇는 콩나물을 빨리 사오는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오.. 정력적인 삶은 이렇게 콩나물 심부름에서 부터
시작되는구나. 그래! 꼬오옥 맛있는 콩나물을~! (불끈~!)

그날 절 마주친 사람들 중에서 퍼런 목도리를 목에 꽁꽁 두르고 두 눈을 부릅
뜬채로 엄청나게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 사이를 헤집으며 걸어가는 무서운
아이의 목적이 콩나물 심부름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을 껍니다.

하여튼 그렇게 가열찬 심부름 정신으로 진주상가, 새진주상가, 미성상가,
시영상가, 장미상가 등 저희 집 주변 1Km 근방의 모든 상가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아다녔지만..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이제 좀 잘 살아보겠다고 맘
먹고 콩나물 심부름을 하는 제게 어떻게 이런 시련을 주실 수 있습니까.
어떻게 문을 연 가게가 하나도 없단 말씀입니까..

마지막으로 달려간 클로버 상가의 식품점마저 짙푸른 셔터를 굳게 내리고있는
것을 보며 전 지금껏 불끈 쥐었던 주먹이 저도 모르게 풀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거봐.. 난 역시 안돼. 콩나물 심부름 하나도 정력적으로 못하다니.. 이제 난
그른거야. 틀렸어. 이제 이 세상 살아 무엇하리. 콩나물도 못사오는 바보
탱구리 버터빵. 차라리 그냥 이 세상을..

아앗~! 아냐~! 잠깐~!

다시 주먹이 불끈 쥐어졌습니다. 아직 콩나물을 파는 장소가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라고...


<5>
콩나물 심부름 하러 버스타고 간 사람을 목격하시면 우편번호 138-224 서울시
송파구 잠실.. ( 퍼억~)

예. 하여튼 전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까지 왔습니다. 오..문을 열었더군요
역시. 이제 전 드디어 콩나물을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정력적인
삶도 다시 되찾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오..

콩나물을 사러 드디어 시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어떤 의문이 제 머리를
강타하더군요.

콩나물은 채소인가 야채인가 작물인가 아님 뭔가?

이럴수가. 전 아직 콩나물이 뭔지도 자세히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뭘까
..콩나물의 정체는 뭘까.. ( ^^; 아직도 모르고 있어용.) 하지만 이런
생각으로 심부름을 잠시라도 멈출수는 없읍니다. 제가 콩나물 사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계시는 우리 어머님을 위해서라도 전 빨리 사서 가야만
했습니다. 어서..빨리~! 얼렁~! 냉큼~!

그런 생각을 하며 시장을 횡단하는데 저쪽 구석의 가게에서 드디어.. 앙증맞게
귀여운 노란 머리와 날씬하게 쭉 뻗은 어여쁜 다리, 그리고 옹기종기 뭉쳐
있는 저 모습은..바로.. 콩! 나! 쿨! 아..오타당. 다시. 콩! 나! 물! 오옷!

" 아줌마~!!! "

" 어서오구려. 그래, 뭘 살랑가? "

" 콩! 나! 무우우울!! 주쎄용! "

" 학상.. 무섭네."

" -_-; 하여튼 콩나물 주십시오! "

" 그려, 얼마어치나 줄까? "

" 단돈 200원 어치만 주십시옷!"

" -_-;..이봐 학상.. 여긴 도매 시장이여.. 200원 어치는 안팔어.."

" 그럼...으... 하여튼 주십시오! "

" 학상, 그러지 말구 저거 얼마 안남았는데 다 사가지 그려. 원래 저거 한
5000원 어치는 되는데 그냥 떨이로 2000원에 줄텡께. 응? "

그래. 이것이 바로 노력하는 사람에게 오는 기회!

" 예. 그럼 다 주십시오! "

" 아이구, 학상이 시원시원 하기도 하지. 그려."

" ^^ 우허헛! 과찬이십니다. 우허허헛~"

" 예쑤. 받으시우."

그리고 공정한 상거래의 댓가로 2000원을 아주머니의 손에 쥐어드리고 나온
저의 손엔 비닐 봉지 하나 가득 하고도 넘치고 삐져나오는 콩나물 반 바께쓰가
들려있었습니다.

' 좀.. 많은 거 가따..-_-;'


<6>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제게 쏠리는 수많은 시선들을 억지로 무시하며 집에
돌아온 시간은 9시. 콩나물 사러 무려 2시간을 돌아다닌 겁니다.

내가 이렇게 콩나물을 어렵게 구해 온 걸 보시면 엄마는 뭐라고 하실까. 아마
대견한 아들이라고, 역시 내가 아들 하나는 잘 뒀다고 그러시겠지. 뽀호호~~

스스로에 도취되어 퍼런 목도리를 다시 한번 꽉 조르고 벨을 눌렀습니다.

" 데디디디 디디디..디..딩.. 데디디딩.. ( 건전지가 다 닳아서...)"

" 누구세요? "

" 어머니의 자랑스런 아들 터빵이올습니다."

덜커덩. 끼익~ 쾅!

" 이렇게 늦게 오면.. 너.. 그거 뭐니?"

" 우허허헛! 이것이 바로 콩나물 올습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찾으시던 바로
그것이올습니다. 우허헛~!"

" 이거... 너 ... 다 먹으려고 사 온거니?"

" 뭐 이깟 콩나물 못먹겠습니까..우허허~ "

" 너..내일 나랑 어디 좀 같이 가자. 전화 걸어 놨다. "

" 그러시죠 어머니. 우허허허헛~"

그리고 전 어머님께 통신에서 전에 봤던 콩나물 요리법도 말씀드렸습니다.

" 어머니, 콩나물이 아무리 많아도 이런 요리라면 전부 먹을 수 있을 껍니다.
우허헛~


1. 콩나물
2. 콩나물국
3. 콩나물무침
4. 콩나물도리탕
5. 콩나물무쳐튀김
6. 콩나물무쳐튀김찜
7. 콩나물무쳐튀겨볶음
8. 콩나물무쳐튀겨쪄데침
9. 콩나물무쳐튀겨끓여조림
10. 콩나물무쳐빨아삶아끊여찜
11. 콩나물무쳐끓여던져받어튀김
12. 콩나물수육포떠또떠막떠다떠탕
13. 콩나물삶아건져담궈말려찢어중탕
14. 콩나물끓여식혀덥혀익혀말려푹쪄찜
15. 콩나물다시무쳐끊여돌려주고받아데침
16. 콩나물다시무쳐다시돌려다시받아다시찜
17. 콩나물먹어뱉어다시삼켜다시게워그걸무침
18. 콩나물심어길러뽑아갈아끊여마데쳐때려탕
19. 콩나물말아돌려풀어볶아아끓여갈아모아튀김
20. 콩나물훔쳐들켜튀어잡혀맞어터져부어그걸밟아국
21. 콩마물꼬셔벗겨입혀볶아데쳐튀겨씻어빨아말려조림
22 콩나물때려울려달래그걸볶아삶아무쳐쪼려다려불여탕
25.콩나물끓여식혀무쳐줬다뺏어다시끓여식혀무쳐푹삶아탕
26.콩나물짤라붙여갈아쪄무쳐던져받아놓쳐버려그걸주워볶음
27.콩나물꼬아말아붙여늘려그걸짤라갈아뿌려주워팔어키워무침
28.콩나물끊어말려갈아불려죽쒀개줘때려뱉어모아삶아빨아신선로
29.콩나물심어길러모아팔어골라골라때돈모아부어마셔망해다시길러찜
30.콩나물죽여살려밟어찢어꿰매늘려여당겨돌려뽑아짤라갈아볶아불려국 "

" 아들아. "

" 예, 어머님."

" 니 다 먹으라. "

" -_-; 우허허허~ .."


[콩나물 반찬 만으론 정력적인 삶을 살기 힘들다. -버터빵.]

오늘도 그렇게.. 콩나물국은 식어갑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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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23
하아..망할 코로나 언제 끝나는거야.. 어디 멀리 여행가고 싶다.. 물론 오빠랑 같이~!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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