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이. 별. 일. 기. (3) (2302/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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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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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이. 별. 일. 기. (3) (2302/37582)

포럼마니아 1 9,753

- 11월 2일. 낮 날씨는 집에서 계속 잠만 자서 잘 모름. 땅이 안젖어있는 걸로
봐서 아마 맑았던 듯 싶음. -

어제 동걸이를 만났다. 녀석은 언제봐도 여전하다. 본 지 한달이 넘었는데도
어제 본 것 처럼 똑같다. 남자들은 1년 안봐도 술 한번 마시면 또
똑같다던데.. 그 말이 이해가 된다.

" 잘 있었냐? "

" 응. 너는? "

" 뭐 그렇지 뭐. 그 아가씨하고는 잘 되니? "

"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보자고 그랬어. 나... 헤어졌다. "

" 뭐? 언제? "

" 한 1주일 안되었나.. 그렇게 됐어. "

" 왜? 왜 헤어졌어? "

" 걔가... 다른 남자가.. 좋대. "

" 와... 그렇게 안봤는데.. 나쁜 애구나, 걔. "

" 어쩌겠냐.. "

" 야. 가자. 술 먹자. "

" 안돼. 그냥 얘기 하자... 나 기분 나쁠때 술 먹으면 맛 가잖아. "

" 맛은 이럴 때 가라고 있는 거야. 일어나. 내가 사 줄께. "

사준다는데.. 가지 뭐.

그 뒤로 생각이 안난다. 엄청 마신 것 같은데, 일어나 보니 집이었다.

" 엄마... 어떻게 된 거에요? "

" 이제 정신이 드냐? 하이고..술을 뭐 그렇게 마셔댔니? 동걸이가 너 업고
왔다. 어제 전화 오고.. 넌 혼좀 나야 돼."

" 네.. "

그래서 1일날 일기를 못썼다. 일어나 보니 2일 오후였으니까.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서 동걸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르르릉~

딸깍.

" 여보세요? "

" 동걸이니? 나 동현인데.. "

" 야~!! 너~~!! "

" 야... 나 어제 기억 하나두 안나.. 나 무슨 짓 했냐? "

" 기억이 안나? 참 내.. 그래. 내가 술 꼬장 부리는 건 많이 봤어두 너처럼
그런거는 처음봤다. "

" 응? 내가 술꼬장을 부렸어? "

" 그램마."

" 막 사람들 치고 그랬니? 소리 지르고 그랬어? "

" 그런 거면 차라리 낫지. 레몬 소주 한 6병 정도하구, 맥주 좀 더 먹더니
갑자기 네가 일어서더라구. 어디 가냐니까 화장실 간대. 얌전하게 나가길래
무슨 일 있겠냐 했지. 그런데 너.. "

" 내가 뭘 어쨌는데? "

" 참 내.. 나가더니 1시간이 넘어도 안와. 이거 뭔 일 있나 싶어서 계산
치루고 밖으로 나왔지. 그런데 화장실을 죄다 뒤지고, 근처 빌딩 화장실까지
뒤졌는데 없는거야. 황당해서 집에 전화까지 했는데 집에도 안들어 왔대. 이거
술 취한 놈 어디 가서 뭐 잘못하는 거 아닌가 해서 얼마나 걱정됐는줄 알아? "

" 나 어디 있었는데? "

" 푸하... 너 그날 옷 뭐 입고 왔니 ?"

" 응? 청바지에 파란 남방. "

" 그램마. 니 그 옷때문에 내가 고생한 거 생각하면.. "

" 헉. 설마 나 옷 벗고 뭐 그랬니? "

" 그게 아니고~!! 너 술 먹으면 자잖아. 그런데 그 잠을 어디서 잤느냐 하면,
트럭 위에서 잤단 말야. 으이구.. 네 옷 색깔이 파란색이라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더라구. 3시간도 넘게 헤메다가 우연히 봤네. 만약 내가 너 못찾았으면
너 얼어 죽었어 임마. "

" 그랬구나.. 고맙다. "

" 무슨 트럭 위에서 잠을 자냐.. 그 트럭 갔으면 어쩔뻔 했어. 암튼
못말린다니까. "

" 내가 뭐 기억이 있나.. 그냥 보이니까 잤나부지. "

" 속은 좀 괜찮아? "

" 응.. 고맙다. 나중에 내가 술 한번.. 아니. 밥 한번 살께. "

" 그래. 술 사지 말고 밥 사라. 너랑 술 다시 먹을때는 개목걸이를 하나 달고
먹든지, 발신기를 달든지 해야지 원.."

" 그래.. 그럼 내가 다시 연락할께. 안녕. "

" 그래. 힘 내. 다 그런거다. 그럼 잘 있어라. "

달깍.

그랬구나.. 기가 막히구만. 아직 한번도 그렇게 취해 본 적이 없는데.. 기억이
끊긴 적도 없었는데. 그래... 나도 모르게 막 마셨나 보구나.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또 다 가 버렸다. 속은 괜찮았는데 머리가
지끈거려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문득 삐삐를 봤다. 역시.. 아무 것도
수신 된 것이 없었다.

나쁜 계집애. 좀 연락 해 주면 안돼? 아무리 날 차고 갔어도 그렇지.. 그냥
궁금하지도 않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너도 나처럼 힘드니? 너도 나처럼 술 먹고 그러니? 너도 나처럼 슬프니? 너도
나처럼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니? 너도 나처럼 네가 준 선물 다 안보이는 곳에
치워 버렸니? 너도.. 아니다. 좋은 남자 생겨서 떠나간 애가 뭐가 아쉽다고
그러겠어.

잘 살아라. 나도 이제 잊으련다. 이제 아쉬워 안할꺼다. 억울해서.

에잇.




- 11월 5일. 날씨 맑음. 바람 산들. 놀러 가기 최고 좋은 날씨. 그래서 내가
그 짓을 했지. -

날씨 탓이다. 내가 그랬던 건 날씨 탓이다.

중간 고사 공부하려고 도서관에 와 앉았는데... 창 밖으로 날씨가 너무
좋았다. 게다가 옆에 있던 C.C같이 보이는 남자랑 여자가 둘이 키득거리며
공부를 잡쳐 놓는데.. 둘이 그럴꺼면 커피숍 가든지, 아니면 밖에 벤치 가서
그러든지, 왜 하필 공부하는 사람 옆에서 그러는거야. 미치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가방 싸 가지고 나와버렸지. 나오니까.. 날씨 정말 죽이더구만.
또 생각나더라. 작년 이맘때.. 학교 와서 같이 공부하던 생각. 또 순천으로
여행갔던 생각. 또.. 그런 생각들.

이제 헤어진 지 10일이 되었다. 이젠 좀 진정이 되어서, 가까스로 공부를
하려고 왔는데 이 모양이라니. 그리고 생각해 보면, 참 간사하다. 10일
전까지만 해도 죽고 못살 것 같더니, 그래도 지금은 그렇게 가슴이 메어지는
때는 하루에 몇번밖에 없다. 전에는 하루 종일 심장에 납덩이 매달아 놓은 것
같았는데..

그렇게 집에 쓸쓸히 걸어가는데.. 가는 길에 있는 음반점에서 노래가 나오는
거다.


희나리
- 구창모 -

사랑함에 세심했던 나의 마음이

그렇게도 그대에겐 구속이었오

믿지 못해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헤어지는 이유가 됐오

내게 무슨 마음의 병 있는 것처럼

느낀만큼 알 수 없는 사람이 되고

그대 외려 나를 점점 믿지 못하고

왠지 나를 그런 쪽에 가깝게했소

나의 잘못이라면 그대를 위해

내 마음의 전부를 준 것 뿐인데

죄인처럼 그대 곁에 가지 못하고

남이 아닌 남이 되어 버린 지금에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나의 마음은

퇴색하기 싫어하는 희나리 같소...

후... 걸음을 뗄 수가 없었어. 오랜만에 듣는 노래기도 했지만.. 그리고
헤어진 이유도 틀리고, 가사 내용도 나랑 맞지 않았지만.. 그 가사가 마음에
너무 와 닿더라구. 죄인처럼 그대 곁에 가지 못한다는 그 가사가.

그래. 내가 못갈 거 뭐 있어. 연경이가 설마 나를 본다고 해서 욕을 할꺼야 뭘
할꺼야. 그냥 궁금해서 왔다는데 뭘 어쩌겠어.

그렇게 생각하니까 갑자기 너무 보고 싶은거야. 너무 궁금해 지는 거야.
어떻게 살고 있을지. 학교는 잘 다니는지. 그 사람하고는 잘 지내는지.

그래서 난 그 길로 바로 떠났어. 영경이네 집으로.

이크.. 일기장이 넘치네. 다음장으로 넘겨야 겠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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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18
결혼할 여자의 외모는 3개월 가지만 못생긴건 평생간다라는 말이 있어요~ 오빠는 이쁜 여자랑 살꺼죠?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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