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터빵이 사는 이야기 (6224/37588)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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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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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터빵이 사는 이야기 (6224/37588)

포럼마니아 1 8,750

엄마가 통장과 도장을 주시며 " 여기서 100만원 수표로 10장 찾아가지고 와라.
" 라고 말씀 하신후 보여주신 단호한 눈빛에서 난 깨달을 수 있었다. 돈 더
빼면 너 주거. 옛날엔 심부름 하면 잔돈의 5%를 떼어 가질 수 있었건만,
100만원의 5%면 이 돈으로 얼마나 나는 행복해 질 것인가. 하지만 엄마의
눈초리는 범상치 않았다. 죽음이다. 난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았다. 근데 매일 현금카드로만 찾다보니 통장과 도장을
가지고 돈을 찾는 법을 몰랐다. 아 쪽팔려. 그래서 이리 저리 헤메다
경비아저씨한테 물어보기로 했다.

" 아저씨, 돈 어떻게 찾아요? "

" 잘. "

-_-; 시덥지 않은 코미디는 사람을 망칩니다.

옥신각신 끝에 쓸거 다 적어서 용지와 함께 통장을 디밀었다. 은행원 아가씨는
열심히 무언가를 치더니 밑에서 무언가를 꺼내 또 열심히 적더니 그걸 뒤에
앉은 좀 높아보이는 남자분에게 전달하였다. 그리고 그 남자의 책상서랍에서
나온 것은.. 뜨아아. 말로만 듣던 수표책! 저거 한 장만 있으면 올 겨울은
문제 없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터인데. 그러나 그 아저씨는 나의 애처로운
눈빛을 무시한 채 손에 침을 퉤! 뱉더니 10장을 세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
세고 난 후 잠시 망설이는 모습. 호.. 혹시.. 돈을 많이 빼니까 덤으로 한 정
더 주려는 것이 아닐까? 붕어빵도 1000원어치 사면 하나 더 주고, 귤도
3000원어치 하면 하나 덤으로 가져가는데... 수표도 10장 사는 거니까 한장
덤으로 줄려는 게 아닐까? 으하하하! 그럼 그건 내꺼다!

" 여기 통장이랑 돈 가져가세요. 감사합니다. "

" ( 화들짝 ) 네? "

" 가져가시라구요. "

10장의 수표와 통장을 쥐어들고 문 밖으로 나오면서.. 괜히 서운했다. 괜히.

그리고 엄마에게 모든 것을 인수한 후 또 불쌍한 표정을 짓고 서 있었지만
엄마의 지갑은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 밖에는 얻은
것이 없었다.

에라, 밖으로 나가자 싶어 주섬 주섬 가방을 싸들고 밖으로 나갔다.

걸으면서 생각했다. 춥다. 추우면 어떻게 할까. 그래. 다른 생각을 해서 추운
것을 잊어먹어보자.

아시안 게임에서 내가 제일 잊을 수 없는 장면은.. 탁구 남자 단식이었다.
김택수의 환상적인 드라이브, 류궈량의 전진 속공. 정말 대단했다. 31번의
랠리 끝에 김택수가 이기고, 그 여세를 몰아 그리고 김택수의 승리! 그거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김택수가 마지막으로 점수 딸 때 옆 에찌에 맞아서 점수를 딴
것이었다. 그리고 뭐라고 얘기할 듯 하다가 고개를 푹 숙이는 류궈량. 난 그때
그가 하려다 만 말을 안다.

" 결! -_-; "

당구치다 뽀록 쓰리코로 지면 외치는 소리. 결! 결승 가자는 이 소리를
류궈량은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얘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친구는
나보다 한 술 더 떴다.

" 걔는 두 판 다 졌으니까 결을 부를 수 없어... "

맞는 소리다. 음.

아, 아시안 게임 하면 또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남자 배구에서, 2세트를
화끈하게 이기고 3세트도 4:0으로 앞서나가자 아나운서 왈,

" 4대 빵으로 한국이 앞서고 있습니다. "

뚜아~~

난 내가 잘못 들은 건 줄 알았다. 그리고 잠시 후, 당황한 목소리로 " 아,
죄송합니다. 4대 영입니다. "라고 정정하는 걸 듣고서야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음.. 아마 그 아나운서 방송국에서 짤리지 않았을까. 근데
그것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저렇게 우리 말 하는대로 중계방송을 한다면...

" 야, 지금 한국 대 대만 7 대 빵이야. 얘네 열라 못해. 아, 박찬호 와인드
업! 제 1구! 스트라이크!! 한 가운데 꽂히는 열라 빠른 공이었어. 저 공은
무슨 공이었니? "

" 저 공은 야구공이야. "

" 그렇구나. 다음 타자 대만의.. 뜨어. 이름 열라 어렵다. 그냥 대만 선수로
부르기로 할께. 박찬호 던졌다! 깡! 오오오~!! 파울. 파울 세번 하면 아웃
아냐? "

" 그건 동네야구구, 이건 정식 경기니까 그건 아니지. "

" 그렇구나. 상세한 설명 고마워. 암튼, 우리가 이길 것 같애. 경기 잼
없으니까 다른 채널 보든지 말든지. "

막상 써 놓구 나니깐 이대로 중계했다간 짱 나서 못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음. 그래도 재밋긴 할텐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진짜 열라 썰렁했다. 그래도 다른 때는 캐롤도 나오구,
방송에서도 크리스 마스 분위기 내 주고, 눈도 크리스마스때 내리지 않더라도
그 전에 좀 내려서 남아있고 그랬는데... 요번 크리스마스는 캐롤도 거의
안틀고, 눈은 코빼기도 안보이구, 방송국에서도 옛날에 햇던거 지겹게 또
틀어주고.. 다이하드구 크리스마스의 악몽이구 도대체 몇 번을 다시해 주는
거야! 으으으.. 나처럼 집에 콕 박혀 있는 사람에게는 방송국의 편성이
크리스마스의 재미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걷다보니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이런 때 어떻게 할까.

1. 막 설사를 하고 화장실을 나왔는데 방구를 끼고 싶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설사가 나오는 느낌과 방구가 나오는 느낌은 상당히 비슷하다. 이럴 때
용감하게 그냥 힘을 주겠는가, 아니면 화장실에 다시 들어가 힘을 주겠는가?

2. 으슥한 밤에 혼자 길을 걷다가 심심해서 코구멍을 파고 있었다. 이때
모퉁이를 돌자마자 이성과 마주친다. 이럴 때 용감하게 코를 계속 파겠는가,
아니면 손가락을 빼고 어색하게 길을 걷겠는가?

3.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문득 침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럴 때 용감하게
그냥 떨어질테면 떨어져라 난 잔다 하겠는가, 아니면 손으로 잽싸게 닦겟는가?

음. 난 왜 길을 걷다가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 변태 아냐? -_-;

시간이 참 빠르다. 어느새 대학 4년이 끝났다.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말
그대로 마지막 수업.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나오는데.. 문득 슬퍼졌다. 수업
땡땡이 치고 당구장으로 가던 것도, 리포트 베껴 내다가 친구의 리포트에
재채기를 해서리 뒤지게 맞던 것도, 시험이 밤 10시에 끝나서 학교에서 길을
잃고 헤메던 것도, 그리고 미팅과 소개팅도.. 이젠 대학생의 신분으로는 할 수
없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냠. 뜨어. 안돼. 유머란에 이런 심각한 얘기는
써서는 안돼. 안돼~~ ...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나를 슬프게 한다. 흑.
터빵이 안웃긴 얘기 써두 넘 미워하지 마셔요.. 넹?

이왕 말 나온거.. 글 쓰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아시는 분이
계실 지 모르겠지만.. 한 1년 정도 라디오 방송작가를 한 적이 있었다. 작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썼었는데.. '이소라의 밤의 디스크쇼'에서 '소라의
깊고푸른 이야기'라구.. 11시에 시작하던 그 코너 대본을 썼었다. 어케 어케
해서 소라 누나를 알게 되어서 글을 썼는데, 그걸 쓰게 된 첫 날, 코너 이름도
정하고 PD님도 봐야되구 해서 MBC로 찾아간 일이 있었다. 그래서 PD 선생님,
메인 작가 2분, 터빵이, 소라누나( 참고로 소라누나는 모델이 아니라 가수다.
음. ) 그렇게 6명이서 회의를 하고, 회의 끝나고 난 다음 방송국 앞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었다. ( 난 방송국 사람들은 맨날 열라리 비싸고 맛있는 거 먹을
줄 알았다. 솔직히 기대 좀 하구 갔었는데 김치찌개라니... 어제 저녁에도
김치찌개 먹었는데.. 뜨어. ) 그리고 나서 밖에 나오니 비가 왔다. 우산은
3개. 하는 수 없이 PD 선생님이랑 매니져랑 하나 쓰고, 작가 누나 2분이 하나
쓰고, 나는 소라 누나랑 같이 우산을 쓰고 걸었다. 그렇게 방송국으로 걷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 잠까아아아안만요오오오~~ "

그러더니 숨을 막 몰아쉬며 두 손으로 공책을 내민다.

" 안녕하세요, 헥헥, 제가요, 헥헥, 소라 누나 팬인데요, 헥헥, 여기 , 헥,
싸인, 헥, 좀 해주, 헥, 세요. 헥헥. "

그리고 얼굴을 드는데.. 뜨아아아아아~!!!!!! 이 사람은 우리과 실험
조교~!!!!! 뜨아아아아~!!! 우째 이런 일이~!! 믿어지질 않았다. 왜 우리 실험
조교가 이 시간에 여기에 있는단 말인가. 실험조교도 뭔가 머쓱한 분위기에
고개를 드니 얼굴을 아는 놈이 소라 누나랑 같이 있는 걸 봤으니.. 월매나
쪽팔릴껴. 난 고민했다. 인사를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하자니 쪽팔리고
안하자니 후환이 두렵고.. 결국 후환이 두려웠다. 본능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저.. 안녕하세요? "

" ( 열.라.어.색. ) 그..그래. 네가 여긴 왠일이냐? "

" 저기.. 대본 쓸 일이 있어서요.. "

" 그..그렇구나.. "

소라 누나도 싸인을 해 주고 나서 그냥 주기 어색했는지 두 손으로 형한테
주면서

" 잘 부탁드립니다. "

하고 말했다. 음. 뭘 잘 부탁한다는 걸까. 나를? -_-;

암튼, 그러고 다시 방송국 들어가서 얘기 좀 더 한다음 다음날 학교에 갔다.
내가 이 얘기를 안할 놈인가, 어디. 주변에 있는 애들 다 불러다가 이 얘기를
했더니 애들이 뒤집어지고 난리다. 그 실험 조교는 뒤게 무뚝뚝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소라 누나 왕 팬입니다요, 그러면서 싸인해 달라구 노트를 내미는 걸
상상했으니.. 얼마나 웃기겠는가.

암튼 그러고 나서 점심때가 되어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는데, 저 멀리로 그
실험 조교가 밥을 가지고 이리로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난 고개를 팍 숙였다.
서로 얼굴 마주치면 얼마나 어색할껴. 근데 이 친구놈들이, 아니,
왠수놈들이.. 서로 고개를 숙이고 조교가 뒤를 지나가는 순간 슬며시 외치기
시작했다.

" 이소라... 이소라.. 이소라.. 이소라... "

뜨아아아아아~!!!!!!!!! 조교는 얼굴이 시뻘개져서 뒤로 지나갔고... 나의
실험 성적이 엉망이 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뜨아.

에고.. 그 생각 하면 지금도 얼굴이 벌개진다. 냐하...

아무튼,!!
제 글 읽어주시는 분들, 올 한해도 잘 보내셨기를 바라구요, 내년
한해도 더욱 더 보람찬 한 해 되기시를 빕니다. 꼭 그렇게 될 껍니다. 아자~!!

그럼 안녕히~ 꾸뻑.


추신: 제 홈페쥐가 문을 열었슴다. http://plaza1.snu.ac.kr/~deepblue
입니당. 심심하면 들려 주셔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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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2:03
오빠 당장 모텔 잡고 연락주세요~ 쭈가 오빠 보러 달려갑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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