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뽀송뽀송을 위하여 (4151/37583)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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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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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뽀송뽀송을 위하여 (4151/37583)

포럼마니아 1 8,788

- Intro -

어느 날이었다. 너무 졸린 나머지 세수도 못하고 디비져 잔 지 어느새
8시간이 흘렀다. 달콤한 잠기운이 달아나는 것이 아쉬운 듯 그는 하품
을 한 번 하고는 몸을 뒤틀며 일어섰다. 그리고 멍하니 앉아서 과연
지금 일어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자도 되는 것인지 고민하다가
이제 한 번만 더 빠지면 교수가 Fantastic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럴 수는 없다는 강렬한 모범생틱 사고방식으로 결국 학교에 가기로
마음먹는다. 음. 모범생틱까지는 아니고.. 에.. 또..

그리고 세수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며 전등을 켠 순간, 거울에
비치는 강렬한 빛이 그의 눈을 덮쳐 왔다. 이것은 화장실 전구가 반사
된 것은 아니었다. 전구는 거울 위에 있었으니까. 그럼 이 빛은 무어
란 말인가. 그는 차마 떠지지도 않는 눈을 고통스럽게 뜨며 거울을 바
라보았다. 그 거울 속에는 8시간 동안 나온 기름이 축적된 얼굴이 전
구빛을 받아 휘황찬란한 광채를 내고 있었다.

그렇다. 그는 바로..
초울트라왕따시열라캡숑빠샤그레이트슈퍼하이퍼풀파워드라마틱스테레
오엄마용돈올려줘베리머치뉴타입브레이브하트개기름맨이었던것이었던
것이었던겄이었던것이었다~



- Main Story -

' 들어갈까, 말까.. 갈까.. 말까...'

그는 마음의 가닥을 잡지 못하고 계속 망설였다. 어느덧 햇살이 따갑
다. 들어가지 못하고 앞에서 서성인 것도 어느덧 한 시간이 넘어간다.
이젠 안에 있는 사람들도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 더 이상 망설이다
가는 패트롤이 출동할 것만 같았다.

' 그래, 들어가자~!! 아..아냐.. 그래도 너무 쪽팔려..어떡할까..아아.. '

고지라 맨하탄 돌듯, 부르스 윌리스 소혹성에서 폭탄 구멍 파듯, 그는
계속 같은 자리에서 맴돌고 있었다. 곁에서 계속 그의 모습을 관찰하
던 미성상회 정씨 아저씨가 한 마디 건넨다.

" 왜그려? 무슨 일인데 거기서 계속 그려? "

" ( 화들짝~ ) 아..아무 일도 아닙니다. "

" 누구 기다리남? "

" 아녀.. 그게 아니구요.. "

" 그럼 뭔감? "

" 뭔감이 아니고.. 곶감인가.. 단감인가.. 귤감인가.. 감귤이네요.
우허허허.."

" -_-; 뭐여 이놈?? "

그랬다. 그는 정신이 하나도 없던 것이었다. 그의 머릿속을 가득 메우
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얼마 전에 본 TV 광고였다.

" 한 번만 발라 주면 하루 종일 뽀송뽀송해요. 피지를 컨트롤 하는 라
네* 프레쉬 컨트롤. 샤악~ "

신주리가 그 예쁜 얼굴에 기름칠 해가며 나온 광고, 바로 얼굴에서 나
오는 피지를 제거해 준다는 화장품 선전을 본 뒤로 그는 꿈에서도 그
광고를 보았고, 지나가면서 화장품 판매점을 볼 때마다 무작정 들어가
서 " 그거 쭈쎄여!! ( 강렬한 발음 ) " 라고 하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고 주먹을 움켜쥐어야 했다.

그러다가 결국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서 오늘은 기어코 사고야 말
겠다고 동네 화장품 가게 앞에 온 건 좋은데... 이게 막상 들어갈려니
여간 쪽팔린 게 아니었다. 여자 손님 없을 때 쒸쿵~! 들어가서 " 쭈쎄
여~! " 하고 나올려고 그랬는데, 이노무 화장품 가게는 왜 이리 장사
가 잘되는지 손님이 한 명도 없을 때가 없었다. 먹이를 노리는 야수의
눈빛으로 그는 화장품 가게 앞을 맴돌고 있었지만 여간해서 기회는 포
착되지 않았다.

' 저 아줌마는 들어가서 30분 동안 안 나오네.. 이봐요, 바른다고 다
모델되남. 메주를 뿌갠다고 개량메주 되는 것 아니고, 고추장에 초
를 꽂는다고 초고추장 되는 것 아니여. 얼른 나와~~~ '

그의 바램을 들었는지, 드디어 그 아주머니가 한보따리 화장품을 짊어
지고 나왔다. 기회는 이때~!! 그는 침을 한 번 삼킨 후, 두 눈에 쌍심
지를 켜고 가게로 돌진했다.

" 끼익~ "

" 어서오세요. "

" 저..저기.. 에.. 그러니까네..고조.."

"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

" 그게.. 라..라..라... "

" 맥주는 안 파는데여. -_-; "

" 그게 아니고.. 라.. 라네*에서 나온.. "

" 하이드라 에센스 말씀하시는 거에요? 아니면 소프트 터치? 아이스샤
워? 아스트린젠트? 화이트UV? "

그는 신경질이 났다. 저 많은 해괴한 이름들 중에 왜 그것만 없는겨?

" 그게 아니구요, 그거 있잖아요.. 지성피부가 쓰는 거. "

" 아, 컨트롤 에센스~! 누가 쓰실 건데여? "

30초의 침묵이 흐른 후, 그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했다.

" ............ 저여. "

" 아... 네.. 호호호.. "

이거 사가는 남자 손님은 처음 본다는 식으로 점원은 얼른 상품을 꺼
내더니 그에게 보여 주었다.

" 이게 새로 나온 건데요, 에센스 안에 작은 스폰지 구조체가 있어서
피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침에 한 번 발라 주
면 하루 종일 뽀송뽀송해지는 거죠. 써보신 분들이 좋다고 계속 찾
으세요. "

그의 귀에는 '뽀송뽀송' 밖에 들리지 않았다.

" 근데여, 제가 기름만 많이 나오는 게 아니고 땀도 열라 많이 나오거
든요? 그럼 기름 대신에 땀을 흡수하면 어떡하죠? "

" 그..그건.... "
스폰지 구조체니까 얼굴을 비틀어 짜면 흡수한 게 흘러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어차피 이젠 쪽팔릴 대로
팔린 거 겁낼 것이 없었다.

" 제가피지가많이나오긴하는데모공이별로크진않거든요.여드름은고등학
교때나긴했지만지금은거의없구요.봄이나가을엔그냥견딜만한데여름엔
기름이나온피부에자외선이비추니까얼굴도너무금방타구,그래서뉴트로
지나지성피부용비누를사용해보긴했는데별로잘듣진않더군요.아스트린
젠트로모공수축을시켜볼려고했는데땀이워낙많이나는체질이라 그것도
소용이없었어요.기름이너무많이나오니까자꾸미끌거려서불쾌하기도한
데이걸매일기름종이로닦아주자니번거롭고,기초부터확실하게제거할수
있는거있으면추천해주실래요? "

폭포수처럼 터져나오는 그의 말을 점원이 알아들을 리 없었다.

" 뭐...뭐라구요?"

" 그러니까, ( 아까 한 말 반복 ) .. 주실래요?"

" -_-; 뭘 달라구요? "

" 개 기 름 안 나 오 게 하 는 거 달 라 구 요 ~!!!!!!!!!!!!!!!!!!!! "

처절한 그의 외침은 성층권을 지나 달나라로 향했다. 이 전파를 수신
하게 될 어느 외계인은 지구 사람들이 얼굴에 유전을 달고 다니는 것
으로 생각할지도 몰랐다.

" 그..그럼 이거 써보세요.. 머드팩인데.. 이거 하면 좀 나아진대요..."

점원은 잔뜩 쫄아서 이야기했다. 남자 손님이 이런 거 찾는 것도 이상
한데 화장품에 대한 저 화려한 지식하며, 웬지 범상해 보이지 않았다.
아까의 쪽팔림에서 벗어나 완전히 자기 페이스를 찾은 그는 강렬한 눈
빛으로 점원을 바라보며 심각하게 이야기했다.

" 얼마에여? "

" 14000원 인데요. "

" ...... 네? "

" 14000원 이라구요. "

그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뜨아.. 뭐 이리
비싼 게 다 있누? 진흙 담아 논 게 뭐 이리 비싸누? 그냥 문방구에서
찰흙 사다가 물에 풀어서 바를까? 하지만 기름이 없어진대는 데야..
그는 꼬깃꼬깃 접어 둔 쌈지돈을 꺼냈다.

" 여기여. "

" 네, 고맙습니다. "

" 이거 발라서 기름 안 없어지면.. 알아서 해요. "

" -_-; ( 뭘 어케 하라고.. ) 없어질 꺼에여. 호호호~ "

그는 투정과도 같은 소망을 이야기하며 화장품 가게에서 머드팩을 하
나 들고 나왔다.

' 여자들은 지성보다 건성 피부가 많다지? 그럼 건성피부에는 지성피
부에서 나온 피지를 발라 주면 좋지 않을까? 그럼 난 건성피부인 여
자를 사귀어서 맨날 볼을 내 볼로 비벼 줘야지. 나는 기름 없어져서
좋고, 걔는 기름 생겨서 좋고. 아냐. 차라리 내 얼굴에서 나오는 기
름을 모아서 팔아 볼까? 건성피부여 안녕~ 초절정하이퍼울트라절세
미남의 얼굴에서 추출한 피지에센스~ '미끄러'. 한 번만 발라 보면
알아요. 이제 사막과도 같은 피부는 싫다~! 사막에서 유전이 나오듯,
당신에 얼굴에도 기름이 콸콸~! 새로 나온 고품질지성에센스, '미끄
러' 자매품 '번들이'도 있어요오오오~~ '

해는 어느덧 산자락을 넘어가고 있었다.



- epilogue -

" 엄마. 이렇게 바르면 되요?"

" 얘는, 그게 로션 바른 거지 팩 바른 거야? 팩은 퍽퍽 처발라야지! "

" 금방 쓰면 아깝잖아요. 비싼 건데. "

" 근데 너는 남자애가 되설라무네 왠 팩이냐? "

" 엄마는 지성인의 고뇌와 갈등을 몰라요. 흑.. "

" -_-; 퍽~! ( 머드팩 처바르는 소리 )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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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53
그거 알아요? 뭘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을때 살까말까 할땐 사지마라 라는 말을 떠올리면 돼요.. 그리고 이때 좆까 라는 생각이 들면 사면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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