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비가 주룩 주룩 오는데 (3945/37582)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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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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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비가 주룩 주룩 오는데 (3945/37582)

포럼마니아 1 7,915

책상위에 놓여있는 수십 권의 책들. 밤 새도록 켜져있는 불빛. 밥을
먹으면서도 손을 놓지 못하는 집념. 불타는 눈빛. 그리고 엄마의 한마디.

" 야~!!! 넌 허구헌 날 만화책만 보냐~!!! 이젠 아얘 쌓아놓고 봐요. 아빠가
이런거 보라고 용돈 주는 줄 알어~!! "

" 엄마? "

" 왜? "

"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돈 100원이 없어서 굶어죽어가고있고, 세상은 어렵게만
돌아가는데 IMF는 빠져나갈 기미가 안보이고 요새 퇴출이다 뭐다 해서 사람들
심기도 뒤숭숭한 판국에 비는 주룩주룩 오는 이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저의 가녀린 마음이 너무 아파서 어쩔수 없는 현실도피의 방안으로 이런
방법을 택한 것 뿐이니 언젠가 저의 마음이 제 뒤꿈치의 군살처럼 단단해지는
날이 오면 이런 꿀꿀하고 비이성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화려한 날개를 펴고
하늘로 비상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인즉 소자가 어머님께 무엇을
해줄 것인가보다 어머님이 소자에게 무엇을 해 줄수 있을 것인가를 유념하시어
이 사회에 한줄기 빛이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끔 삼가
부탁드립니다. "

" 터빵아? "

" 예? "

" 발이나 치워 봐. 걸레질 하게. "

" -_-; 넹. "

비는 주룩 주룩 오고, 아아... 기분 참 꿀꿀하다. 근데 배는 또 왜 아픈걸까.
음.. 왜 아픈걸까. 아니. 고픈걸까? 뭘까?

" 엄마, 근데여, 배가 아프거든요? "

" 고픈게 아니고? "

" 네. 평상시의 저라면 고픈 것이겠지만 비도 주룩주룩 오는데 아픈데요. "

" 비가 주룩 주룩 오는거하고 배가 아픈거하고 무슨 상관인데? "

" 그러니까요,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사람 사랑의
괴로움을 몰래 감추고 떠난 사람 얄미워서 울던 그 사람.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오 당신이 떠나시던 그 밤에 이렇게 비가 왔어요.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마음 그 사람은 모를꺼야 모르실꺼야. "

" 음.. 머리가 아픈게 아니구? "

" -_-; 배가 아파요. "

" 그럼 소화가 잘못된건가? 체한 건가? 따줄까? "

순간 터빵이는 딴다는 것은 엄지손가락을 실로 칭칭 동여매고 바늘로 콕
찔러서 피가 나오게 하는 것임을 생각한다. 물론 보통 상황이라면 피가 쪼오끔
나오도록 찌르는 것일테지만, 혹시라도 엄마가 터빵이에게 맺힌 원한이
폭발한다면...

---- 상상 -----

엄마: 터빵아, 손 내 봐~!!

터빵: 어..엄마.. 무서워요...

엄마: 에잇~!! 휙휙휙휙~!! ???~!! 파바박~!!!

터빵: 엄마 혹시 동방불패? -_-;

엄마: 그리고 마지막, 바늘로 피 내기~!!

터빵: -_-; 엄마. 그거 바늘 아니고 송곳 같은데여.

엄마: 잔 말이 많다. 남길말은?

터빵: 부디 목숨만은 살려주시옵소서.

엄마: 그럼, 파악~!!!

터빵: 우어어어어어어~~~~~~~~~!!!!!!!!!!!!!!!!!1

---- 상상 끝 -----

" 터빵아, 배 아프다매. 따줄까? "

" 하. 하. 하. 절대 안됩니다~!!! 그냥 소화제나 먹을께요. "

" 근데 배 아픈거 맞어? 너 아침 일찍 먹었잖아. "

" 하..하긴. 정말이네. "

요새 터빵의 생활 주기는 밤 10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전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비건전한 것이다. 매일 밤을 새고 통신이다, 채링이다,
만화책이다 그러다 보니 자는 시간이 새벽 4시, 5시, 6시.. 이렇게 점점
늦어지다가 아침 10시, 11시.. 까지 늦어졌고, 결국 이게 한바퀴를 돌아서 밤
10시에 자게 된 것이다. 장하다 터빵. 훌륭하다 터빵~!

" 이게 배가 고픈걸까, 아픈 걸까? "

" 만약 배가 고픈거면 소화제를 먹어서 나을 수 있나? "

" 헉.. 엄마.. 호.. 혹시..? "

" 혹시 머? "

" 소화제를 배부르게 왕창 먹으라는 건 아니져? "

" -_-; 야. "

" 음..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아참. 아프다니까 생각난 건데, 아빠 발은
많이 나으셨어요? "

" 상처는 다 나은 것 같다. 참 사람도.. "

프랑스 월드컵 한국과 벨기에전에서 이임생 선수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붕대를
감고 싸웠다. 말 그대로 싸웠다. 그 시합이 끝나고 우리나라 선수들을 모아서
장군의 아들 4 찍을 때 엑스트라로 바로 써도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날 피를 흘린 사람은 이임생 선수 뿐이 아니었다.

" 야, 차 넣어~!! 야~!! "

" 아..아빠.. "

" 야 이 **들아~!!! 머리로 똥볼을 차냐~!! "

" 아.. 아빠.. -_-; "

" 그, 그래~! 그렇지~! 거기서~! 야~~~~!!!!!!!! 그걸 차 넣어야지~~~~~!!!
그걸 못넣냐 이 놈들아~!~!!!!!! "

" 아.. 아버지... "

" 그래, 거기서~!! 더 몰고 가~!! 옳지~!! 수비수 제껴 버려~!! 속 시원하게
빽태클~~!! "

" 아빠.. 빽태클 하면 퇴장이에여. -_-; "

" 그래도 속 시원하잖아. 아, 길게 차~!! 오냐~!! 거기서 슛~!! "

" 빠악~!!! "

그 사건 이후로 안방 텔레비젼 옆에 있던 책장은 한쪽 모서리가 우그러졌고
아빠의 발에는 붕대가 감겨야 했다.

" 사람도 참.. 너도 전에 그런 적 있었지? "

" 넹. -_-; "

터빵이는 아빠랑 정말 닮았다. 생긴 것도 비슷하긴 한데, 하는 행동이..

" 쓩쓩~~!! 콰앙~!! 뾰뵤뵤옹~!! 콰앙~!! "

" 형. 좀 가만히 좀 해~!! "

" 야, 오락하는데 어케 가만히 하냐. 휙. 휙. 샥~ "

" 몸좀 가만히 못있어~!!! 2인용하는데 그렇게 움직이면 헤깔리잖아~!! "

" 야, 니 비행기 터졌어."

" -_-; 우씽.. 그래. 혼자 해라, 혼자 해. "

" 휙~~ 휙~! 샤샥~! <- 화면 보면서 몸 움직이는 소리. 비행기가 오른쪽으로
가면 몸도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비행기가 왼쪽으로 가면 몸도 따라서
움직인다. automatic system의 정수라 할 수 있다. -_-; "

" 이제 왕이다~!! 아자~! 쉭~! 쉭!!! 뾰뵤요요용~!! 콰앙~!! 폭탄을~!!! 에라,
폭탄 맞고 죽어~!! 우씽~!!! 옆으로~!!!!!!!!!!! "

" 빠악~!!! "

그 사건 이후로 동생방 오락기 옆의 의자는 한쪽 구석이 빠개졌고 터빵이의
머리에는 선혈이 낭자해야 했다. 한동안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 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던 터빵. 비참했다.

" 어디 보자. 이제 상처는 다 없어졌지? "

" 넹. -_-; 이젠 오락 안할래요. 우어... "

" 근데 배 아픈거 어떡할꺼야? 소화제 먹을꺼야? 아님 배 고픈거야? 밥
먹을꺼야? "

" 엄마. 좋은 생각이 있어요. "

" 뭔데? "

" 소화제를 먹고 밥을 또 먹으면 배가 아픈거든 고픈거든 다 낫지 않을까요? "

엄마, 자신의 생각에 감탄한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이는 터빵에게 한마디
한다.

" 소화제가 소화기처럼 뿌리면 바로 꺼지는 건줄 알어? 그거 먹고 바로 밥
먹으면 소화 되기도 전에 또 체할꺼다. "

" 음. 아핫. 그래도.. "

결국 똥꼬집을 피워 소화제 먹고 밥까지 먹은 터빵. 다행이 터빵의 몸 중에서
가장 강력한 기능을 지는 위장은 잠시동안의 용틀임 끝에 정상을 회복했다.

주룩 주룩 주룩...

비가

계속 내린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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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1:42
오빠.. 이기는 놈이 강한게 아니라 버티는 놈이 강한거래요.. 오늘부터 잘 버티는 년이 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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